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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ums 2017-07-20T17:24:5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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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바텐딩 배우기

나는 어려서 부터 아버님이 술과 담배를 하시는것을 보고 자라왔다. 우리 아버님은 술을 너무 좋아 하셨고 과음을 하셨다. 어머님은 평생을 술과 함께 하는 아버님을 한탄 하시며 사셨고 나는 그것을 보고 자라면서 술과 담배는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나는대학을 갈때 동생과 함께 약속했다. 우리는 대학에 가서도 어른이 되어서도 절대로 술과 담배를 하지 말자고 말이다.

그런데 그렇게 다짐한 내가 왜 바텐딩을 배우려고 할까?  나와 동생은 약속을 어겼다.  어른이 된후 나는 담배를 하지 말자는것만 지켰고 동생은 하나도 지키지 못했다.  지금 50이 되어버린 나는 아버지 처럼 과음은 하지 않지만 술은 즐긴다.  이제 술을 마실수 있는 나이가 되어 버린 아들과 딸과도 함께 한다.  아이들은 술을 할때만은 본인들의 고민을 내게 쉽게 털어 놓는다.  술을 마시면 진실해 지는것 같다.

친구들과도 술을 자주한다. 술을 잘 못하는 친구들도 함께 한다. 술자리에선 무의식중에 그들의 진심을 가끔 본다고 생각한다. 옛날 소시적 없이 살때는 의리가 좋았고 서로 돕고 나누는 시대였다.  세상이 발전을 하고 돈의 지배를 받으면서 우리는 물질적으로는 조금 여유로와 졌을지는 모르지만 예전보단 각박한 생활을 하는것 같다.  한번씩 약간의 술을 즐기면서 각박하고 계산적인 생활이 아닌 옛일을 생각하며 배고팠을때의 삶을 돌아 보고 싶다.

이것이 내가 바텐딩을 배우려는 이유다. 술을 만들어 친구들과 공유하고 내 자식들과 함께 하고 싶다.

나의 아버님은 현재 만 81세 술과 담배를 하시지 않으신다. 만 62세때 중풍을 만난뒤 술과 담배를 끊으셨다. 약 1년뒤 풍으로 부터 100% 완쾌가 되었지만 술과 담배는 여전히 하지 않으신다.  내가 가끔 술을 권해도 사양하신다.

동생도 이제 술을 하지 않는다. 몇년전 운전중 심한 호흡곤란을 겪어 몇차례 앰블런스에 실려간후 스트레스성 우울증이란 진단을 받고 술을 중단했다. 담배도 끊으려고 몇차례 시도 했지만 계속 실패고 실패 중이다.

나도 언젠가 먼 훗날에 아버님과 동생처럼 술을 그만해야 할지 모른다. 건강상의 문제가 생길지 마음의 변화가 올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술을 즐기고 싶고 술을 그만해야 하는 날이 오지 않기를 바란다.